06 젤리피쉬아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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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다카시는 전후 일본의 하위문화를 배경으로 탄생한 “오타쿠” 문화를 미술로 끌어들인 장본인으로, 그의 작업은 유머러스하고 때로는 적나라하게 일본 사회를 드러낸다. 대중문화와 미술의 경계를 허물어버린 작업으로 일본의 앤디 워홀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하는 그는 자신의 스튜디오를”히로폰 팩토리(Hiropon Factory)”라 이름 붙이고, 회사를 차려 자신의 작품을 이용한 상품들을 생산, 판매하는 등 워홀의 예술 행보를 자신과 환경과 시대에 맞게 재구성하고 있다. 일본 하위문화의 감성과 미술사적 지식을 갖춘 그는 일본의 옛 전통 우끼요에 판화에서 현대의 만화에 이르는 평면성을 자신과 동시대 일본 작가들의 작업의 공통된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또한 상업적 마케팅 감각이 뛰어난 그는 자신이 직접”수퍼플랫(Superflat)”이라 이름 붙인 이 일본적 미술의 특성과 국제 미술의 흐름을 교묘하게 절충하여 자신의 위상을 정립하는데 크게 성공했다.

1990년대 중반에 그가 만들어 낸 만화 캐릭터 같은 깜찍한 미스터 돕(Mr. Dob)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고 이후 연이어 만들어 낸 다양한 만화적 이미지들은 일본인 특유의”가와이(귀여운)”의 감성과 오타쿠의 환상를 자극하였다. 2000년대 초반부터는 명품브랜드와 협업 등 국제적인 활동으로 일본적 감성을 세계로 확산시켰다. <젤리피쉬 아이즈-사키>는 2004년에 자신이 만든 애니메이션”젤리피쉬 아이즈(Jellyfish eyes)”의 주인공의 하나로, 일본 만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귀엽고 순수한 소녀의 이미지이다. 조각으로 만들어진 만화 캐릭터인<사키>는 전통적인 인물상이라기보다 현대 일본 젊은이들의 수집 취미를 자극하는 대중적인 인형인”피규어”와 유사하다.